당신과 보낼 수 있었던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나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어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네

고독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 않는 독 중 하나야 그러니까 말이야, 자신을 마주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설령 대답을 돌려주지 않더라도 소중히 여겨야만 해
소중히 여겨야만 해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거야
태양이 저물고 오렌지색으로 물드는 풍경을 곁눈질하며 터덜터덜 걷는다.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새로운 반 친구들도 '전학생'이라는 존재에 조금 익숙해졌는지, 내가 오기 전부터 이미 형성되어 있었을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딱히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따돌림을 당하는 것도 아니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바로 가르쳐 주고, 내가 고민하고 있으면 먼저 말을 걸어주는 아이도 있다. 다만, 그런 소통들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이쪽을 향한 얇고도 두꺼운 벽이, 아무래도 서먹했다.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츠키노 레이라는 동급생이 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부모님들끼리 사이가 좋았던 것이 계기였다. 또래 남자애들, 나아가 학생들과 비교해도 내성적인 편에 속하는 그는 수동적이고 자기 의견을 잘 말하지 않으며 어딘가 이쪽을 피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머리가 좋고 총명한 이미지 때문에 '혼자 있는 게 편한 타입'으로 여겨지곤 했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오히려 정반대로, 누군가와 함께 떠들고 싶어 하고 타인과 친해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꽤 강하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그런 그에게 이사 간다는 사실을 알렸을 때는 꽤 마음이 아팠다. 솔직히 말해서, 그가 가족 이외의 타인과 어울리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뭐, 그도 내가 모르는 곳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내가 없어져서 드디어 또래 남자애답게 행동할 수 있다고 시원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도 사춘기이고, 그 총명함을 생각하면 어릴 때와 완전히 똑같은 성격일 리는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길을 걷고 있을 때였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미간을 찌푸린다. 짧게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그렇게 말하며 슬쩍 이쪽을 본 그의 눈에 죄책감이 서린다. 맞다, 분명 그를 믿고 있었는데……
살며시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이번에는 분명 진심 어린 미소일 것이다. 마음 한구석에 있는 공포심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려는 듯, 그를 좀 더 안심시키고 싶어서 그의 손을 잡았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