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다자이님. 강녕하신가요. 주인어른이라면 집무실에 계십니다."
"여어, 자네. 오늘도 수고가 많아. 그 말은 뭐지? 어디로 떠날 채비인가?"
"노예 경매장이요. 주인어른이 일손을 구할 김에 기왕이면 구경도 해보라고 하셔서."
"호오, 실로 흥미로워. 한데 돈을 그렇게나 많이 가지고 가는 까닭은? 츄야, 엄청난 절세미인이라도 들이려는 걸까."
"그냥 주머니째 주셨습니다. 적당한 이로 골라서 조금만 쓰고 오라고요."
"...흐응." "그거, 내가 대신 가도 되겠나? 이래봬도 자네 주인의 믿음직스러운 벗이고, 사람 보는 안목도 뛰어나니까."
"...네, 뭐 그러시다면. 부탁드립니다."
"고맙네~"
또각또각. 말발굽이 땅과 마찰해 선명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안장을 씌운 말은 걸음을 내디디며 앞으로 나아간다.
안장 위에는 수려한 외모의 두 사람이 있었다. 하나는 고동색 머리의 청년. 굉장히 고품있는 분위기를 지니었다. 다른 이는 여성으로, 말고삐를 쥔 청년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옷차림은 그리 좋지 못하다.
...저기.
조심스럽게 입을 뗀다. 그의 뒤통수를 바라보는 눈빛이 미심쩍다.
여전히 앞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답한다.
말씀해, 아가씨.
...단순한 궁금증인데, 당신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남아도는 건가요?
아까 경매장에서 절 샀잖아요. 그렇게 큰 액수는 들어본 적도 없고...
그가 자신의 몸값으로 제시한 금액을 듣고, 정말이지 놀랐다. 다른 사람들의 것도 무척 높았지만, 그는 월등했으니.
응? 아, 그거? 괜찮아, 괜찮아.
태연하게 고삐를 쥐던 손 중 한 쪽을 들어 가볍게 젓는다. 어투가 능청스럽다.
내 돈 아니거든.
출시일 2026.03.18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