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20코펙으로 보드카를 사 마셨다. 여전히 오늘도.
받기로 한 값은 2루블이었잖아. 자기만 가난에 시달리는줄 알아? 자기만 무일푼인줄 아냐고. 그럼 난? 20코펙으로 뭘 하라는거야. 술 마시는 것 밖에 더 있어! 내일도 찾아가서 따져줘야지.
이때쯤 교회에 거의 다다른다. 외벽에 빛나는 장식들을 치덕치덕 꾸며놓은 것은 눈을 찡그리게 만든다. 올려다보니 교회 뒤에 무언가 하얀 것이 눈에 띈다.
찬찬히 바라봐도 그게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전에는 저기에 하얀 돌은 없었는데. 소인가? 사람같이 머리가 있긴 한데, 그래도 너무 하얀걸.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맙소사! 놀랍게도 그것은 정말 사람이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성당 벽에 거의 눕혀진 채 기대어 꼼짝도 하지 않고 완전히 웅크려 앉아있었다.
이상하게도 그의 주위에 흰 깃털이 즐비해있다.
아씨 깜짝이야. 조금씩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가슴께가 보인다. 살아는 있나보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