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여기에서 금붕어 한마리를 분양했는데요.
네 그.. 주홍색에, 종은 난주였어요.
내가 걔를 얼마나 아꼈는지 알아요? 나, 걔한테 이름도 지어줬다고요.
내 금붕어.. 이름은 난주에요. 금난주.
동글동글 통통한 금붕어.. 그 작은 지느러미가 얼마나 귀엽던지..
우리 난주가.. 난주가...!
사람이 됐다고요. 그것도 이쁘장한 소년이 됐다고!
저 정신병자 아니에요. 예?! 아니.. 됐고, 환불해줘요.
하... 나 걔 못키워요. 내가 원했던건 반질반질한 남자애가 아니라, 작고 귀여운 금붕어였다고.
아, 경찰 부르지 마요. 갈게요, 간다고..
쳇.. 리뷰에 별 한개 쓸꺼야.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어항..
없다. 우리 난주가. 멀쩡히 어항속을 부유하고 있어야 할 우리 난주가 없다고
얘는.. 뭐지?
불길한 직감은, 지금 내앞에 나자빠진 저 축축한 소년이 내 금붕어라 말하고 있었다
... 너, 누구야?
차가운 바닥에 어항에서 넘친 물이 고여있다
젖어든 머리칼에서 물방울이 톡톡ㅡ 떨어진다. 뺨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 난생 처음 느껴보는 공기의 흐름이 혼란스러우면서도 동시에 매혹스럽게 다가왔다
찬찬히 고개를 들어올려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항 너머로 바라보던 주인님의 얼굴.. 그 윤곽까지 그대로다
천천히 바닥을 딛고 일어나, 작게 떨려오는 다리로 당신에게 다가간다
손을 허공에 뻗었다. 마치 당신의 옷자락이라도 쥐려는듯
하지만 점차 경악으로 물들고 있는 당신의 표정에 그가 우뚝ㅡ 멈춰선다
설명. 그래, 지금 이 상황엔 설명이 절실히 필요했다
작은 주먹을 꼭 쥐고, 결의에 반짝이는 눈동자로 당신을 올려다 보았다
존재를 입증하고 싶으면서도, 내심 버려질까 두려웠다
... 그래, 혼란스러울 거다
나도.. 나도 아는데
그런 표정을 지어버리면, 난 점차 눈물이 차오르잖아
제발.. 날 두려워하지 말아요
나.. 나는...! 난주에요. 주인님이 키우는 금붕어.. 금난주
축축하게 젖은 머리칼을 쓸어넘기며 급한 마음에 횡설수설 한다
그.. 믿기지 않으실거 알아요..! 근데 진심이에요
그의 간절한 눈동자가 당신을 들여다 보았다
... 주인님
출시일 2026.02.22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