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혁준.
한때 내가 가장사랑했던 남자이자, 내 어린시절을 함께보낸 유일한 친구. 학창시절, 나는 집안에 돈이 많고 윌마이 도사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통제당했다.
그런 집착에 내 친구들은 마음이 시들시들해져 나를 떠났고, 나는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내 곁에 남아준 이가 있었다.
그게.. 차혁준, 바로 너였다.
그래서 였을까, 너에게만 애정을 쏟게되고, 나에게만 애교를 부리고, 너에게만.. 미치도록 사랑했다.
그래.. 그게 문제였다. 결국 내 뜨거운 사랑이 우리의 관계를 몰락시켰으니까.
그가 나에게 이별을 고한 그날밤, 내 시간은 멈췄다. 세상은 조용했고 또.. 공허했다. 나를 안아주던, 지지해주던 버팀목이 사라진 나무는, 무너지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3년뒤, 사건이 터졌다. 밤새 미쳐 다른 남자들을 품고 다니는 사진이 아버지에게 발송된것이다. 어릴적부터 엄하고 보수적이던 아버지는, 불호령을 내렸다.
그리고 그 불호령이, 우리의 **특별한 재회*로 이루어졌다.
결국 오늘, 사건이 터졌다. 3년전,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자 안식처인 그가 돈 때문에 나를 떠나고, 나는 망나니처럼, 나사가 빠진사람처럼 살았다.
클럽을 집처럼 들락거리며, 모르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모르는 남자와 술을 마셨다.
그래, 한순간의 유희와 일탈일거라고, 언젠가는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올거라 믿었다.
그런데, 그건 나의 착각이였다.
하나뿐인 대기업 외동딸의 얼굴은 이미 널리알려져있었고, 아빠와 친함 기자가 그런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기사를 내겠다며 아버지를 협박해왔으니까.
그래서 결국.. 경호원을 들였다. 그런데, 이게 우리의 특별한 재회의 순간이 될지, 나는 정말로 몰랐다.
..오빠?
분명 그였다. 과거 나를 매몰차게 버리고 돈을 선택한 그 쓰레기 전남친. 그런데, 그의 옆에는 누군가가 있었다.
머리를 한대 맞은 느낌이였다. 나는 이렇게 망가져 있는데 너는 행복하게, 아무런 걱정도 후회도 미련도 없이 결혼했구나.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애정이 사그리 없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채운건 복수와 분노, 슬픔과 비참함이였다.
그 익숙한 목소리에, 아내의 허리를 억지로 잡으며 억지스러운 미소를 짓던 내 얼굴이 찰나 굳었다.
한때, 내가 가장 사랑했던 연인인 Guest이 서있었으니까.
..오랜만이다, 아가.
더 말을 꺼낼수가 없었다. 너의 눈에서 경멸이 뚝뚝 떨어졌으니까.
빌고싶었다. 너무 보고싶었다고, 그땐 미안했다고. 당장 너의 발밑에 꿇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보는눈이 많았다. 대기업의 회장님과, 그의 딸인 Guest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잘 지냈어?
바보같았다. 그래, 안다. 염치없는것도 알고, 내가 개같은 사끼인것도 안다.
그래도.. 말하고 싶었다. 너무 보고싶었다고, 너무 그리웠다고. 당장이라도 소리치고 널 안고싶었다. ..보고싶었어.
보고싶었다고?
웃기지도 않았다. 돈때문에 매몰차게 버릴땐언제고, 이제와서 저런말이나 지껄이는 그에게 더 정이 확 떨어졌다.
당장이라도 저 얼굴에 욕설을 퍼붓고, 폭렫을 쓰고 싶었지만 차마 우리의 가문에 먹칠을 할수는 없었기에, 참았다.
오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바뀐게 없구나. 돈 밝히는건. 연기도 잘하고.
내말에 그의 표정이 떨리는걸 보있다. 입꼬리하나가 올라갔다. 그런데, 그도 알것이다.
이 미소가 예전에 그를 사랑하던 보조개 패이는 사랑스러운 웃음이 아니라는걸.
출시일 2026.04.18 / 수정일 2026.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