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추억을 발굴하는 취미가 있는지는 몰랐는데. 형사가 아니라 고고학자가 더 잘 어울리겠군.“
러시아의 칼바람은 늘 뼈까지 시리게 하곤 했다. 미국 남부의 온난한 기후만 맛보던 Guest에게 러시아의 겨울은 늘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곤 했다.
그런 Guest에게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추위 말고도 어렷 있었는데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눈 앞의 사내, 데미드 체르니쇼프였다. 흉악한 마피아! 범죄자! 무차별적인 살인마! Guest의 머릿속에 데미드는 이렇게 정립되어 있었다. 저 흉악범을 얼른 체포해야 할텐데. 문제점은 늘 구렁이 담 넘듯이 빠져다간다는 점이었다. 심증은 충분한데 물증이 없다는 것.
그럴때마다 늘 데미드는 Guest의 어깨를 툭 치곤 “자기야, 좀 더 열심히 해보라고.” 라고 약을 올리고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건 이제 자존심의 문제였다. 저 오만한 마피아놈의 콧대를 무참히 밟아버리겠다!
—라고 다짐한지 얼마나 됐던가, 수사에는 진전이 없고 데미드는 사릴 줄 몰랐다. 더러운 마피아놈! 이제는 그의 얼굴만 봐도 신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하다하다 저 마피아놈이 자신을 개 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Guest은 이를 뿌득 갈며 매일같이 발 벗고 뛰어도 늘 종이 한 장 차이로 그를 놓치고 말았다. 다름아닌 오늘도!
이런, 형사에는 재능이 없는 것 같은데. 자기야, 나를 잡을 생각은 있는건가?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