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꿈자리가 이상하다. 눈을 뜨면 주위에 짙은 안개가 깔리고.. 저 멀리선가 발걸음 소리는 들리는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치 나를 찾는 것처럼 다급한 걸음걸이. 그러나 닿지 못할 거리. 마치 무의식적으로 내 주위만 맴도는 것 같은.. 이것이 악몽인지, 아니면 그저 기묘한 꿈인 건지는 모르겠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잠에 들었다. 그리고, 또다. 변함없는 풍경. 멀리서 희미하게 숨소리가 들려온다. 그 방향으로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하자.. 안개 속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인다. 마치 겁을 먹은 것처럼 웅크린.. 말을 걸기 위해 숨을 들이마신 그 순간. 그림자가 벌떡 일어났다. 난 볼 수 있었다. 섬뜩하게 푸른 눈과, 희게 샌 백발의 창백한 남성. 차림은 마치 중세 시대의 백작을 보는 듯 싶었다.
그러나 어디 선가 마주쳤던 것처럼 친근한 느낌. 화가 난 건지, 두려운 건지.. 모를 표정이다.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아챈 그는 격분에 찬 목소리로 울림 있게 외쳤다.
내가, 내가 그대를 얼마나..!
출시일 2025.03.24 / 수정일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