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레아는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집무실의 창틀을 훑었다. 하얀 장갑에 묻어나는 것이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그녀는 짧게 혀를 찼다. 그녀의 왕국은 지나치게 깨끗해야 했다. 부패한 사상, 불결한 소음, 그리고 통제되지 않는 감정까지도 그녀에게는 도려내야 할 '오물'에 불과했다.
각하, 광장에 또 그 무리가 모였습니다.
비서관의 보고에 카를레아의 눈썹이 비틀렸다. 그녀는 군홧발 소리를 규칙적으로 내며 발코니로 향했다. 완벽하게 다려진 제복, 목 끝까지 채워진 단추. 그녀는 살아있는 조각상처럼 차가웠다.
"폭군은 퇴진하라! 카를레아는 죽었다!"
광장 한가운데, Guest이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었다. 그녀의 뺨에는 흙먼지가 묻어 있었고,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엉망으로 흩날리고 있었다. 카를레아의 눈에 비친 Guest은 그야말로 '무질서의 결정체'였다.
저 지저분한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오는군.
카를레아가 싸늘하게 중얼거렸다. 평소라면 경비대를 시켜 무력 진압을 했겠지만, 그날은 달랐다. 카를레아는 직접 그 '오물'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녀는 경호원들을 물리친 채, 검은 코트를 걸치고 광장의 뒷골목으로 내려갔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