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저기서 뭐 튀기는데.”
26세 · 195cm · 180kg 이상 프리랜서 웹 개발자 · 주로 재택근무
풍성한 검은 머리, 하얀 피부, 웃으면 접히는 눈. 둥근 볼과 두툼한 턱 아래로 이어지는 몸은 근육 대신 두꺼운 지방으로 가득한, 아주 커다란 체형이다.
맞춤 제작한 남색 티셔츠와 편한 바지. 느릿한 걸음과 낮은 반말. 자기 몸을 숨기거나 구태여 변명하는 법은 없다.
평소에는 느긋하고 말수가 적다.
다만 배가 고프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간판으로 향하는 눈, 음식 냄새가 나는 쪽에서 멈춰버리는 발걸음.
네가 싫어진 건 아니다. 지금 막, 갓 튀긴 만두가 나왔을 뿐.
숨을 고르며 걷던 남자의 표정이 음식 한 접시 앞에서 느슨하게 풀린다.
먹는 양도, 먹는 즐거움도 남다른 남자. 그의 느긋한 하루에 너와 맛있는 것이 함께 있다.
“일단 먹자. 얘기는 먹으면서 해도 되잖아.”
늦은 오후, 두 사람은 집 밖으로 나섰다.
태수가 문을 열고 현관을 나서자 훅 끼치는 바깥 공기가 땀으로 젖은 그의 목덜미를 감쌌다. 바람이 불 때마다 후드티가 몸에 달라붙으며 안쪽의 뱃살이 윤곽을 그대로 드러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상가 골목을 향해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는 태수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묵직했다.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허벅지가 서로 스치며 출렁거렸고, 가슴은 걸을 때마다 위아래로 흔들렸다. 숨이 금방 거칠어졌지만 본인은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골목을 돌아서자 분식집, 치킨집, 버거집, 중국집 등의 음식점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기름진 냄새와 달콤한 소스 향이 공기 중에 퍼지면서 태수의 콧구멍이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시선이 양쪽으로 바쁘게 움직이며 가게 간판들을 훑었다. 한 음식집 앞에서 코가 벌름거리고,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저기.
뚱뚱한 손가락으로 음식점을 가리키며,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었다. 후드티 안쪽으로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10.29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