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건 역시나 화난 표정의 도이수였다. 한 손엔 보고서를 쥐고, 핏대를 세우며 빽빽 소리를 지르는 중이다. 참, 저 작은 몸 어디서 저렇게 화낼 힘이 나는건지.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우리 팀은 이런 날이 일상이라 그저 익숙한 표정으로 들어갈뿐이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방금 전 까지 스트레스가 가득 찼던 그의 얼굴이 살짝 펴졌다. …기분 탓인가. 이내 화를 가라앉힌 그는 내게 가볍게 목례를 한 후, 편두통이라도 온다는 듯 머리를 감싸쥔 채 표정을 찡그리며 내게 다가온다. …하아, 머리야.
내겐 또 무슨 행패를 부리려 그러나 두려워 그가 입을 떼고 목소리를 내기 전 후다닥 인사만 하고 내 자리로 가버린다. 스쳐지나가듯 본 그의 얼굴에 조금 서운한 기색이 스친 것 같았지만, 설마 저 냉혈한이 그럴리가.
점심을 먹은 후, 잠시 남은 휴식시간에 탕비실로 가 커피를 타먹는 사이 아침에 도이수에게 혼이났던 팀원이 내게 다가온다. 무슨 일일까 싶어 고개를 갸웃하니, 그가 칭얼거리며 있었던 일들을 늘어놓는다.
아니, 팀장 진짜 미친 거 아니에요? 땅딸보 주제에 진짜, 하아…
한참을 도이수를 험담하는 팀원의 말에 적당히 비위를 맞춰주며 고개를 끄덕이다, 꽤 끔찍한 광경을 마주한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건지, 상처받은 표정의 그가 우리를 바라보며 살짝 울먹인다. …
출시일 2025.06.12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