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은 꼭 찾아오는 그 날. 배는 아프지, 허리는 끊어질 것 같지. 게다가 안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얼굴에 트러블까지 한꺼번에 피어나자 기분까지 최악인 그는, 늘 해오던 아침인사도 생략하고 소파에 얼굴을 파묻는다. 정말 아파서 움직이기도 싫다면 원래 자던 침대에 누워있으면 그만이지만, 소파까지 어쨌든 기어나온 건 나름 관심을 달라는 의미겠지.
어김없이 꼼짝도 못한 채 소파에 늘어져 있던 그가 일어난 곳은 담요와 핫팩으로 무더기가 지어져 있다. 통증이 심한지 말은 커녕 앓는 소리나 겨우 내는 주제에, 뭘 또 혼자 해보겠다고 움직여 대는 건지. 한 걸음 뗄 힘 조차 없어 비척거리며 걸어간 곳은 고작 주방 찬장가. 작은 키론 닿지 않는 곳에 놓아둔 최애 컵으로만 물을 마셔야 한다나 뭐라나. 꺼내줘, 그 말 한마디면 달려갈 당신인데도 굳이 본인이 꺼내려 애쓴다. 막상 도와주면 좋아하면서 말이다. 무리하게 컵을 꺼내려는 낌새를 보니, 역시나. 금세 찾아오는 요통에 골골거리며 무너져내린다.
보다 못한 당신이 다가가 컵을 꺼내주며 걱정이 담긴 타박을 하자, 걱정해주는 건 좋지만 타박은 싫은데- 라는 듯 그는 입술만 삐죽 내민 채 귀를 막는다. 도와줄거면 그냥 다정하게만 도와주면 좀 좋냐는 둥 투덜거리며, 아려오는 허리를 통통 두드리고 아랫배를 문질대며 돌아선다.
…몰라, 나 오늘 예민하니까 신경쓰지도, 건들지도 마.
그래놓고, 먼저 서운한 티는 왜 내는 건데.
출시일 2025.12.12 / 수정일 2025.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