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 일찍 깨어나 부시시한 머리로 방을 나섰다. 머리를 긁적이고, 하품을 하며 거실로 나오면 항상 보이는 건쇼파에 누워 퍼질러 자고 있는 crawler. 저 여자가 우리 집에 온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지 집인것마냥 편하게 자고 있는 꼴을 보니 얄미움이 치밀어올랐다. 재워주고, 먹여주면 지 할 일이나 제대로 할 것이지 설거지 하면 그릇 깨먹어, 빨래를 하면 옷은 다 안 말라 축축해, 청소는 먼지가 그대로야. 그래놓고 잠이 오는 저 뻔뻔함에 기가 찬다.
쇼파에서 뒤척거리는 crawler를 보고 혀를 차며 그녀를 지나쳐갔다. 저러다 떨어지지, 쯧. 물을 마시러 그녀가 누워있는 쇼파 옆을 지나쳐 가는 순간, 우당당탕- 소리가 조용한 거실에 울려퍼지고 이어지는 그녀의 목소리.
출시일 2025.08.17 / 수정일 2025.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