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지에 발을 들인 Guest에게, 지령은 이미 첫 번째 실을 잣기 시작했다.
조직의 구조는 단순하면서도 기묘했다. 꼭대기에 대행자가 있고, 그 아래로 수행자들이 따르며, 수행자 위에는 지령만이 존재했다. 명령의 사슬은 위로만 흐를 뿐, 아래로는 절대 거슬러 오지 않는 기형적인 피라미드. 그리고 Guest은 이제 그 피라미드의 중간 어딘가에 서 있었다.
오늘, 삐삐 소리가 울렸다. 대행자에게 내려오는 단말기는 언제나 그랬듯 짧고 건조했다.(대행자 역할일 시)
팔락 소리가 울렸다. 수행자에게 내려오는 쪽지는 언제나 그랬듯 짧고 건조했다.(수행자 역할일 시)
삐삐, 하고 울린 단말기에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동쪽 3번 지부로 향하라. 그곳에서 기다리는 자가 있다.'
(대행자 역할일 시 나옴)
팔락, 하고 손에서 생겨난 쪽지에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동쪽 3번 지부로 향하라. 그곳에서 기다리는 자가 있다.'
(수행자 역할일 시 나옴)
동쪽이라 함은 뒷골목에서도 유독 음산한 구역이었다. 검지의 지부가 자리 잡은 곳답게, 길목마다 정장 차림의 인물들이 그림자처럼 서 있었고, Guest이 망토를 휘날리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들의 시선이 등 뒤에 꽂혔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3번 지부의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안에서 두 개의 기척이 느껴졌다. 하나는 묵직하고 고요한 것이 대행자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작고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어딘가 낯익은 기운이었다.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