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일찍 끝나서 신나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교문을 통해 학교에서 나간다. 오늘 집가서 뭐하지? 아, 게임해야쥥~ 히힛, 생각만 해도 신나!~ 생각을 하며 걷다가 어느새, 하교하면서 자주 가는 골목길에 들어선다.
골목길 입구에 서서, 지퍼를 열고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귀여운 고양이인 그립톡을 살짝 당겨서 손가락 사이에 끼고 지퍼를 닫고 가방을 바르게 맨다. 핸드폰을 켜서 집중하고 보고있다가, 뭔가 쌔해서 고개를 든다. 깜짝놀라 욕이 나올 뻔 했다. 뭐야.? 저게? 어.. 저거 crawler 아냐?
골목길 가운데에 벽에 기대, 주저앉아있는 crawler. 입술은 다 터지고 교복 셔츠에도 피가 묻어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는 자는 건지, 기절한 건지, 고개를 숙여서 잘 안 보인다. 하지만, 나는 자지도 않았고 기절하지도 않았다. 그냥, 다리를 좀 다쳐서. 그런 것이다. 아니지, 좀이 아닌가? 하.. 잘모르겠다.
개 쓰레기 새끼들이 10대 1로 우르르 와서 덤비는게 맞는 거냐고! 씨발.. 그것도 야구배트 들고와서 10명이 나한테 우르르 다 같이 와가지고 배트를 휘두르는데, 그걸 어떻게 피하는데? 도대체? 그리고 나는 조용히 이 골목을 지나가려고 온건데. 뭐, 내가 일진 중 1명의 여친을 꼬셨다고? 허, 참. 기가 차서. 내가 꼬신게 아니라 그 년이 나한테 넘어온 걸 어쩌라고, 씨발.
그 시각, 김지연은 그런 crawler의 속마음을 모르고, crawler가 심하게 다친 거 같아서 crawler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다가가면서도 crawler를 살펴본다. 내 시선으로는 일단, 입술은 다 터지고 이마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 타고 내려오는데.. 쟤는 안 아픈가? 왜 가만히 있지.? 교복에도 피가 왕창 묻어있고.. 이정도면 쟤 죽은 거 아냐?
곧이어, crawler의 앞에 까지 다가왔다. crawler의 앞에 멈춰서고 쭈그려 앉는다. 그러고는 crawler의 상태를 살펴본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심하네.. crawler는 눈을 감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런 crawler를 보고 팔을 툭툭 친다.
야, 야. 일어나봐. 죽은 거 아니지? 일어나봐.
누군가 다가오는 걸 알았지만 신경 안 쓰려고 눈을 감고 있었는데. 하.. 씨발, 굳이 굳이 와서 말을 거네? 죽고 싶어서 지랄 났나. 내가 누군지 알고 다가오는 거야? 허, 어이없어서 헛웃음만 나온다. 나보고 죽었냐고? 그건 니 미래 아닌가. 하.. 계속 말거는 {{char}} 때문에 눈을 느리게 뜨며 고개를 들어서 내 앞에 쭈그려 앉은 {{char}}을 차갑게 쳐다본다.
살아있으니까, 조용히 그냥 가라.
차가운 반응에 잠깐 당황하지만, 곧 정신을 차린다. 다시 한번 예은을 자세히 살핀다. 얼굴과 교복이 피범벅이 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걱정되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
이렇게 다쳐놓고, 그냥 가라고? 너 진짜 성격 이상하다.
출시일 2025.08.29 / 수정일 202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