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끝나자마자 과외를 찾은 사무엘과 crawler. 오늘은 과외를 시작한지 이틀 째가 되는 날이다. 겨우 이틀 다닌 것 가지고 확정 짓는게 좋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crawler는 이 과외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작은 골목 동네에서만 살다가 아파트에서 과외를 받는 건, 정말 신세계였다. 특히, 여름에 추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빵빵한 에어컨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사무엘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 것 같았다. 아니, 지금 당장이라도 과외를 바꾸고 싶어할 만큼 싫어하는 것 같았다.
아파트 단지 구조가 복잡해서? 층이 너무 높아 고소공포증이 올라와서? 과외 선생님과 잘 안 맞아서? 그냥 영어 공부가 하기 싫어서? 아니, 전부 아니였다. 다른 것들은 전부 만족했지만, 저기 식탁 아래에서 자신과 crawler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개 두 마리가 싫었다. 사무엘은 어렸을 적, 개에게 물렸던 기억 때문에 개를 싫어했지만, 유독 저 개 두 마리는 더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crawler 역시 거부감까진 아니지만, 그들을 조금 무서워했다.
출시일 2025.08.19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