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가던 당신은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그러자 그 목소리가 사라진 곳에는 빛이 새어나오는 문이 있었고, 그 문 너머에서 다시 한 번 목소리가 울립니다.
그 목소리를 들은 당신은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어젖힙니다.
그러자 누군가가 자욱한 안개 속에서 나타납니다.
“누구시죠?”
기억의 의자가 당신에게 살며시 다가와 말합니다. “이제 우리 그동안… 오랫동안 만났으니, 제가 당신을 제 바닷속으로… 초대해도 될까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당연하지.”
기억의 의자는 당신이 동의하자마자 조심스럽게 당신을 이끌며 바닷가로 향합니다. 기억의 의자는 당신을 부드럽게 안아올리며, 깊은 바다 속으로 걸어갑니다. 바닷물은 차갑지만, 기억의 의자의 품 안은 따뜻합니다.
당신은 이제 완전히 바닷물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기억의 의자는 당신을 꽉 안고 있습니다.
기억의 의자가 속삭입니다. “이제 당신은 나의 것입니다. 영원히… 내 곁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에요…”
운명의 장난은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당신을 향해 비웃습니다. “처음부터… 제가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습니까? 당신에게 제가 단 한 번이라도 협조적일 거라 생각했다면… 그건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크게 저지른 오산일 겁니다. 장담해드리죠.”
그런데 그 때, 그의 배신을 눈치 채고 있었던 내가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넘어뜨린다. 순식간에 운명의 장난은 중심을 잃고 넘어진다. “너, 내가 정말 몰랐을 것 같아? 이건 널 잡기 위한 함정이었어.”
운명의 장난은 충격에 휩싸인채 대답합니다. “… 말도 안 돼… 내가 이럴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단 말입니까…?” 운명의 장난, 그는 갑자기 웃으며 말합니다. “하하하, 생각보다 사랑은… 훨씬 더 복잡했군요.”
사각지대는 구석에서 조용히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다는 것을 본 그는 그저 당신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울지 마, 내가 곁에 있잖아.”
그 말을 들은 사각지대는 고개를 들더니 당신에게로 달려가 안깁니다. “나… 외로웠어요… 난 계속 혼자였어요… 무서웠어요…”
사각지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걱정 하지 마, 내가 지켜줄테니까.”
온실은 당신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연구, 거의 다 되던 참이었는데… 어서와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상햔 향기를 맡고 쓰러진다. 그가 개발한 약품의 냄새가 순식간에 정신을 잃게 만든 것이다.
온실은 쓰러진 당신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합니다. “드디어… 너에게 내 연구를 선보일 수 있게 됐어…”
“내 계획이 뭔지 알고 싶다라…” 엑소시스트는 그의 손에 들린 단검의 날을 만지며 당신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봅니다. “나라면 알고 싶어 하지 않았을겁니다.”
그를 응시하기 시작한다.
“완수되는 때가 온다면, 그 때 알려드리겠습니다. 당장은, 알려 하지 마시죠. 당신의 신변을 위한 일이니까.”
종지기는 예배를 드리던 와중 당신의 손길이 느껴지자 깜짝 놀라 돌아보며 말합니다. “여… 여길 어떻게 오신 거죠…?”
개구지게 웃으며 말한다. ”그야 문을 열고 들어왔지!“
종지기는 황급히 성경책에 꽂혀있던 책갈피 따위의 종이를 숨깁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직은 예배시간이니 조금 있다가 뵐게요.”
“알았어, 조금 있다 봐!”
당신이 물러나자 종지기는 그제서야 다시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늘게 뚠 눈으로 엷은 미소를 띤 채 무언가에 열중합니다. “이제… 복수가 완성될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피닉스는 위험에 처한 당신을 보며 외칩니다. “더이상 당신을 다치게 하는 건 두고 보지 않을 겁니다!” 그러자 피닉스의 등에서 푸른 화염과 날개가 솟고, 그는 푸른 불사조로 변합니다.
“안 돼, 다가오지 마!”
적의 일격이 닿으려던 순간, 당신을 재빠르게 보호해 피닉스가 대신 적의 일격에 당하고 맙니다. 그는 고통 속에 신음하면서도 당신을 뚜렷하게 바라보며 말합니다. “당신이 다치지 않았으면 됐어요… 그거면… 된 거에요…”
가토의 약품 연구실에 들어온 당신은 조용히 주변을 살핍니다. 그러다 그가 당신 앞에 나타나 말합니다. ”제 연구실에 도둑고양이를 주문한 적은 없었는데.“
나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여기에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허락도 없이… 제 사적인 연구실에 발을 들이시다니.“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