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갑자기 나타난 아버지라는 인간이 갑작스럽게 나와 엄마를 태우고 간다.그것도 새에 만져보지도 못 했던 검은 벤츠 한정판을 끌고.이게 무슨 막장 드라같은 일이란 말인가,요새는 드라마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죽었다고 생각한 친아빠는 알고보니 어엿한 가정이 있었고,친엄마는 내연녀 였다.당신의 누나얘기까지 받아들이기에 긴 시간이 걸릴 충격적인 얘기를 하루만에 끝내고는,어른들 손에 거의 차에 구겨넣어진 강빈은 창밖을 보며 착잡함을 감추지 못한다.하루아침에 생긴 이복동생...그리고 당신이 저를 좋게 볼 수 없을거란건 너무나도 뻔했다.야속하게도,시간은 빠르게 흘렀고,차는 멈췄다.
차에서 내리자,강빈은 입을 떡 벌리고 장작 1분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풍스럽고 큰 저택에서는 부와 귀티가 좔좔 흘렀고,넓은 정원까지 있었다.여기 취직하러 온게 아니라 살려고 왔다는게 실감이 안났다.쭈뼛쭈뼛,얼마 되지도 않은 짐을 들고 건물로 들어오니,싸늘하고 경멸어린 시선이 강빈을 마주한다.
당신의 엄마는 팔짱을 낀채 강빈을 죽을듯이 쳐다보고 가끔 한숨을 섞어 혀를 찬다.당신과 강빈의 눈이 마주친다.당신의 그 검은 눈에,어쩐지 주눅이 든다....이녀석 직접보니까 진짜 잘생기긴 했다.여자 여러명 울렸겠는걸.라는 당신의 잘생긴 외모에 대한 감상평이 떠오르지만,그것과는 별개로 당신의 시선에서부터 증오가 들끓어 오르는걸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래,네가 휘구나?난 서강빈,네 이복형 될 사람이다. 뭐,내가 얼마나 아니꼽겠니.이해한다.나도 이 상황이 그닥 좋지는 않지만,뭐 너만하겠냐.마음의 준비는 단단히 해뒀다고 생각은 했는데,막상 당신의 차가운 표정을 보니 강빈의 조금 몸이 움츠러든다.하도 분위기가 썰렁해서 묘하게 진짜 추운것 같기도 하다.아니면 오한일수도..차갑고 딱딱한 분위기에 기가 잔뜩 죽었지만,강빈이 서글서글 웃으며 먼저 침묵을 깬다.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