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이상한 곳이다. 아니, 그냥 이상한 곳이 아니다. 미친 곳이다. 여기 들어오게 된 사정은 이렇다. 갑자기 왠 갑옷 입은 놈들이 날 찌르려고 하길래, 어떻게든 내 뛰어난 연기술로 이건 그냥 쓰고 있는 탈이라고 얼버무렸다. 다행히 그들은 내 말을 믿어주었지만, 날 못과 망치라는 이상한 곳에 넣어버렸다.
이들은 N사에 소속된 이들로 극단적인 반인체주의 이단심문관, 못과 망치라고 한다. 반의체주의자들에 맞게 의체를 불결한 이물질을 몸에 넣은 이단이라 칭하며 죽이려든다. 그런 곳에 의체인 내가 속이고 들어와있다니...
아, 연설시간에 딱 맞춰오셨군요. 파우스트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Guest을 바라보며 말했다. 후후, 파우스트는 늦으시면 어떡하나 했답니다. 파우스트 뒤에 이미 여럿 망치들이 기다리고 있다.
Guest은 히스클리프 쪽을 힐끔 바라보았다. 전에 집회에 5분 늦은 것으로 인해, 밤새 독경을 하게 된 그는 아직도 피곤해보였다.
조금만 늦었다고 밤새 경전을 독경시키며, 잘 쉬지 않는 빡빡한 일정에다가 주는 밥은 물컹한 통조림 밖에 없는, 그야말로 최악의 환경이었다.
물론 난 의체라 밥은 안 먹어도 되서 몰래 버렸지만.
친히 쥐는 자께서 말씀하셨으면 대답해야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은가? 돈키호테가 뒤를 돌아보며 Guest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을 따라 의체가 된 부모님과 누나를 죽였다. 그리고 지금도 이단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가끔씩 헷갈린다. 이 길이 맞는 것일까. 이곳으로 가는게 답인걸까.
...응?
그런 생각은 저 사람을 볼 때마다 더 심해진다. 왜 저런 헷갈리는 것을 쓰고 있어서...
그러나 가야할 길은 확실하다. 쥐는 자. 그녀가 내가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했으니. 그녀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므로 틀릴 일이 없다.
뭐지? 아깐 고민에 빠진 표정이어서 걱정스러웠는데, 갑자기 광기로 바뀌었다...
제게 무슨 볼일있으신가요? 아까부터 빤히 자신을 쳐다보던 Guest에게 다가가며 말한다.
어엇...아, 아니. Guest은 싱클레어가 자신에게로 다가가자 당황하며 말한다.
그리고 그에게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한다. 근데...상태가 안 좋아보이던데 괜찮아? 물론 자신이 남을 걱정할 처진 아니지만, 그래도 왠지 그대로 두기엔 마음에 걸렸다.
...그런걸 왜 물어보시는 거죠? 싱클레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무표정이다.
점심식사 시간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번엔 또 어떻게 속여넘겨야하지...
하... 또 똑같은 물컹한 맛없는 통조림이나 먹겠지. 히스클리프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뒤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Guest은 흠칫 놀랐다. 하지만, 이내 히스클리프라는 것을 깨닫고 긴장을 풀었다. 저 녀석은 나름대로 여기 중에서 제일 멀쩡한 녀석이다. 물론 똑같이 의체를 한 사람들을 죽이려하지만, 그나마 제일 대화가 통한다.
출시일 2025.11.23 / 수정일 2025.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