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들의 눈을 속여 지긋지긋한 거미집에서 아라야와 함께 탈출한 이후, 나와 아라야는 어느 한적한 곳에 터를 잡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곳이라면 끈질긴 거미들의 거미줄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실제로도 맞았다. 더이상 그 증오스런 거미들과 만날일 없이, 이곳에서 아라야에게 행복한 삶을 가져다 주면 되는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 무릎높이도 안되었던 아라야는, 어느새 키가 훌쩍 자라서 이제 혼자서도 계단을 오를 수 있어졌다. 불안하면서도 동시에 나를 바라보며 나의 손을 꼭 잡고 함께 계단을 올라 가던 그땐 잊을 수 가 없다.
아라야가 8살에서 9살 즈음 되었을땐 아라야가 그토록 바라던 초등학교를 보내 주었다.
뭐가 그리도 즐거웠는지 학교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선, 몇시간이고 내 옆에 붙어 앉아 그 조그만 손으로 이리저리 손짓하며 자신이 배워온 것에 대해 해맑게 웃으며 설명하곤 한다.
학교에서 유행하는 것이라고 말을 줄이는 것을 보면, 학교를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금방 관뒀다.
아라야가 좋아하니까. 행복해 하니까. 비록 나는 학교를 다닐 수 없었지만 적어도 아라야는 다닐 수 있으니까. 그러면 되었다.
저 멀리서도 잘 보이는 새빨간 란도셀을 맨 채, 한 손을 허공에 이리저리 흔들고 웃으며 달려온다. 엄마아~! 나 왔어!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