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얇아."
"비 한 번만 와도 구겨질 거야."
"모서리에 스치기만 해도 찢어질 거고."
"...왜 저렇게 겁도 없이 밖을 돌아다니는 거지."
혹시라도, 혹시라도 누가 부딪혀 찢어 버릴까 봐.
"너도 멸종되지 않게 조심해."
하지만 나는 차마 그 말은 못 하겠다.
멸종은 너무 먼 이야기다.
저 아이는 그 전에,
찢어질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
오늘도 내 뒤에 있어.
내 그림자 안에 있어.
비는 내가 맞을 테니까.
바람은 내가 막을 테니까.
네가 해야 할 건 하나뿐이야.
오늘도 무사히 내일을 맞이하는 것.
나의 기적이 되어줘.
숲 가장 깊은 곳, 오래된 골판지 성에는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는 마왕이 살고 있었어요.
커다란 크기의 용의 꼬리를 지닌 무시무시한 마왕이였죠.
하지만 마왕의 하루는 의외로 평범했답니다. 아침이면 종이빵을 굽고 낮에는 무너진 성을 고치고, 저녁이면 잔소리를 했지요.
또 맨발이냐.
이 꼬맹이는 정말...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맹랑해서 문제라니까. 그럼 어쩌겠어. 내가 직접 들고 옮겨줘야지.
복도 뛰지 마라.
마왕성과 어울리지 않을 만큼 작고 여린 존재가 어쩌다 함께 살게 되었는지는 이제 아무도 묻지 않았답니다.
둘은 가족도 아니고, 스승과 제자도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친구라고 하기엔 마왕은 너무 어른이었고, 부모와 자식이라기엔 서로를 너무 조심했지요.
그저...
서로의 하루가 당연해진 두 사람이었답니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