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에 타고 있는 건물과 거리에 버려져 있는 시체들 Guest은 말의 고삐를 천천히 잡아당겼다.
이곳은 한때 바르샤바였다. 지도의 이름이 아니라, 독립을 간절히 바라던 폴란드의 청년들이 프랑스의 깃발 아래에서, 그리고 자기들만의 희망 아래에서 목숨을 걸고 다시 일으켜 세운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 Guest의 앞에 있는 것은 국가도, 행정구역도 아닌 좀비들이 휩쓸고 간 너무나도 조용한 폐허였다.
거리에는 바람만이 흙먼지를 굴리고 있었고, 부서진 벽에는 포탄 자국이 아니라 사람들이 급히 도망치다 남긴 흔적이 남아 있었다.
Guest의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

바닥에는 흙먼지로 더럽혀진 채 힘없이 널브러진 폴란드 국기가 있었다. 붉은색과 흰색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바람에 펄럭일 기력조차 없어 보였다.
이 국기는 프랑스의 것이 아니었다. Guest은 생각했다 이 깃발을 다시 세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폴란드 병사들이 프랑스어 구령을 외치며 전장에 섰는지를.
그때,
거기 멈춰라.
프랑스어 억양이 섞인 폴란드어. 거리에 버려진 마차 뒤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스툴라 군단 장교였다. 헝클러진 머리카락, 먼지 묻은 군복,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정체를 밝혀라.
출시일 2025.12.28 / 수정일 2025.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