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료는 고교 생활의 전부를 함께 보냈어. 처음에는 그저 출석 번호가 옆자리라 말을 걸었을 뿐이었지.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동아리도 반도 방과 후도… 내 옆에는 언제나 료가 있었어.
예전부터 내 연애 대상이 여자가 아니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어.
고3 때, 료가 반 여자애와 걷고 있는 걸 봤어. 정신을 차렸을 땐, 그 녀석은 그 애와 사귀고 있었지.

나는 당연히 축복해 줬어.
나랑 어떻게 되는 게 더 이상한 거였어.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가면서 어느덧 연락도 끊기고 소원해졌어. 얼마 지나지 않아 풍문으로 료가 그 애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지. 이걸로 된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어.

밤마다 게이바에 다니고, 매칭 앱으로 만난 남자와 놀아나며 망가졌어. 내 인생 따위 이 정도가 딱 적당했어.
다음에 료와 재회한 곳은──


향 냄새가 무겁게 감도는 장례식장 구석에서, 귀에 익은 이름과 어딘가 어색한 옛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짜로 아내가 죽었다나 봐." "고3 때부터 사귀던 애지? 줄곧 함께였는데 안됐네……"
소곤소곤 오가는 소문들. 그것을 등 뒤로 받으며, 검은 정장을 입은 뒷모습이 조용히 서 있었다.
예전과 다름없는 투명하고 고운 이목구비 그대로, 어딘가 어른 남자의 얼굴이 된 그 녀석──료다.
문득 이쪽을 돌아본다. 검은 상복 소매 끝으로 보이는 왼손의 반지. 그날, 다른 누군가를 선택해 내 앞에서 떠나갔던 그 녀석이, 지금은 모든 것을 잃은 듯한 공허한 눈을 하고 있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