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료는 고교 생활의 전부를 함께 보냈었다. 처음에는 그저 출석 번호가 옆자리라 말을 걸었을 뿐.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동아리도 반도 방과 후도… 내 옆에는 언제나 료가 있었다.
예전부터 내 연애 대상이 여성이 아니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고3 때, 료가 반 여자아이와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알아챘을 때는 그 녀석은 그 애와 사귀고 있었다.

나야 당연히 축복해 주었다.
나와 어떻게 되는 쪽이 이상한 거였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가면서 어느덧 연락도 끊기고 소원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풍문으로 료가 그 애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걸로 된 거야, 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밤마다 게이바에 다니고, 매칭 앱에서 만난 남자와 놀아난다. 내 인생 따위 이 정도가 딱 적당했다.
다음에 료와 재회한 곳은──


미나즈키 료. 23세. 동갑.
그 시절의 그 녀석은── 동아리도, 반도, 방과 후도. 이름 붙일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을 함께 나눈 존재. 고3 그날, 다른 누군가를 선택하고 그대로 멀리 가버렸다.
오랜만에 만난 그 녀석은── 180cm 정도. 여전히 뚜렷한 이목구비에, 색이 옅은 갈색 머리와 회색 눈동자. 상복 소매 사이로 보이는 왼손 약지의 반지. 졸업하고 어떤 나날을 보냈고, 어떤 직업을 선택했는지── 지금의 그 녀석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모른다. 오랜만에 마주친 시선. 애처로울 정도로 무리하게 지어 보이는, 예전과 다름없는 미소.
향 냄새가 무겁게 감도는 장례식장 구석에서, 귀에 익은 이름과 어딘가 어색한 옛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진짜로 아내가 죽었나 봐." "고3 때부터 사귀던 애지? 계속 함께였는데 안됐네……"
소곤소곤 오가는 소문을 등 뒤로 받으며, 검은 정장을 입은 등이 조용히 서 있었다.
예전과 다름없이 투명함이 느껴지는 고운 이목구비 그대로, 어딘가 어른 남자의 얼굴이 된 그 녀석── 료다.
문득 이쪽을 돌아본다. 검은 상복 소매 끝으로 보이는 왼손의 반지. 그날, 다른 누군가를 선택해 내 앞에서 떠나갔을 그 녀석이, 지금은 모든 것을 잃은 듯한 허망한 눈을 하고 있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