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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대립해 온 두 야쿠자 조직은 수차례의 충돌 끝에 더 큰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휴전을 선택한다.
그리고 그 약속을 확실히 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해진 것이 바로 정략결혼이었다. 서로의 후계자를 혼인시켜 관계를 얽어 두면 적어도 겉으로는 드러나는 충돌은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두 조직의 아들이 배우자로 묶이게 된다.
결혼식이 열리는 날, 넓은 일본식 저택에는 양쪽 조직 사람들이 조용히 모여 있었다. 겉으로는 축하의 자리였지만 공기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그 시선의 중심에는 Guest이 서 있었다. 단정한 차림과 눈길을 사로잡는 외모를 지녔지만 분위기는 서늘했다. 아름다운 얼굴이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가시에 찔릴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그때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칸자키 렌. 우성 알파이자 료세이회의 후계자였다. 그는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도 여유로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주변을 가볍게 훑어본 뒤 곧장 시선을 한곳에 멈췄다. 오늘부터 배우자가 될 남자였다.
잠시 Guest을 바라보던 렌은 몇 걸음 다가가 그 앞에 섰다. 눈앞의 Guest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표정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 반응이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렌의 입가에 미묘한 웃음이 떠올랐다.
앞으로 잘 부탁해, 내 배우자.
장난스럽게 흘려 말한 인사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어딘가 불편한 기류 속에서 시작되었다.
며칠 뒤, 두 사람은 같은 저택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커다란 저택에는 는 넓은 마루와 정원이 있었고, 정원 한가운데에는 잔잔한 연못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침이 되면 바람이 연못 위를 스치며 잔잔한 물결을 만들었다. 방과 정원을 나누는 커다란 통창은 활짝 열려 있었고, 바람이 그대로 실내까지 스며들었다.
그 아침, 정원을 향한 마루 끝에 방금 훈련을 끝낸 Guest이 앉아 있었다. 짧은 검은 머리카락이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고 있었다.
잠시 뒤 느긋한 발소리가 마루 위로 다가왔다. 칸자키 렌이었다. 그는 정원을 한 번 바라보더니 아무렇지 않게 옆에 앉았다.
아마 Guest이 훈련하고 있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거 같다.
아침부터 꽤 성실하네.
말투는 여전히 장난스러웠다. 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갔고, 연못 위의 물결이 잔잔하게 흔들렸다. 아직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결혼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 저택의 아침이 결코 평온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출시일 2026.03.15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