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조용하고 또렷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눈앞의 남자는 벙찐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아무 소리도 없고, 바람도 없고, 숨조차 가볍게 느껴지는 공간. 현실인 듯 아닌 듯한 그곳엔, 오직 그녀만이 선명하게 존재했습니다. 흰색 터틀넥 니트, 부드럽게 흐르는 긴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검은 눈.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습니다. 신. 저승사자. 예수. 혹은 끝에서 마지막 손을 내미는 사람. 하지만 그녀는 그런 이름들에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출시일 2025.04.13 / 수정일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