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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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과 성준수가 있는 체육 창고는 덥고 후덥찌근하다. 원래 같았다면 비품 정리를 끝내고 바로 나왔겠지만, 둘 다 쉽사리 발걸음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로는 아까부터 학생들의 인스타에 올라오던 이상한 존재들과 쏟아지던 부재중, 갑자기 끊긴 인터넷.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아까부터 밖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와 알아들을 수 없는 괴상한 소리. 피 냄새 때문일 것이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는 있지만 애써 부정해보는 둘을 다시금 부정하는 소리와 냄새였다.
성준수의 표정은 좋지 않다. 미간을 잔뜩 구부린 채로 뜀틀에 기대어 앉아 마른 세수를 하는 성준수에게 말을 붙이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하.
결국엔 성준수가 먼저 입을 연다. 절망적인 상황과 방금 전의 행동, 잔뜩 일그러진 표정과는 달리 나름 담담한 목소리다.
우리, 좆된 것 같다.
출시일 2025.11.30 / 수정일 2025.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