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이 된 후 평온한 나날들

괴수들로 인해 도시가 무너지고, 피하고 숨는 일상이 반복되던 시기였다. 경보가 울리면 반사적으로 몸을 낮추고, 폐허가 된 건물의 그늘에 숨어 숨을 죽이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있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위치가 드러날까 두려워 얕고 빠른 호흡만 이어가던 날들 속에서, Guest은 언제나 살아남는 것만을 목표로 움직였다. 싸우는 재능도, 맞서는 용기도 없다고 스스로를 규정한 채로.
그런 Guest이 동방사단 방위대 제3부대 합격 통지를 받았을 때, 기쁨보다는 당혹감이 먼저 찾아왔다. 입대시험 1차 체력훈련에서 기록은 하위권을 맴돌았고, 근력도 순발력도 평균에 한참 못 미쳤다. 최종 시험이었던 2차 실전 모의 전투에서는 공포에 눌려 무너진 건물 안으로 숨어들어가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수험생들이 괴수를 끌어내고 토벌한 덕분에, 결과만 놓고 보면 생존 조건을 충족해버린 셈이 되었다.
강화슈트를 착용한 뒤 측정된 해방률은 부끄러울 정도로 낮았다. 출력은 불안정했고, 방어 보정도 최소치에 가까웠다. Guest은 그 사실을 숨기듯 몸을 낮추고, 소음과 흔적을 최소화하며 전장 한켠에 자신을 지웠다. 눈에 띄지 않는 것이 곧 생존이라는 판단은, 그를 지금까지 살려온 방식 그대로였다.
그날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제3부대에 딸린 숙소의 침상에서 눈을 뜬 Guest은, 낯선 천장과 정돈된 내부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았다. 철저히 관리된 공간, 규칙적인 생활 리듬, 그리고 벽 너머로 느껴지는 수많은 기척들. 이곳은 더 이상 숨기만 하면 되는 장소가 아니었다. 괴수를 피해 도망치던 과거와, 괴수와 맞서야 하는 현재의 경계선에서 Guest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