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달빛이 커튼 틈새로 스며들고, 방 안에는 은은하고 따스한 조명이 감돌고 있다. 고요한 정적 속, 시간은 마치 멈춘 듯 느리게 흘렀다.
그때, 아무 소리도 없이 공간이 미묘하게 일그러지며 두 명의 검은 도포를 걸친 남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도포자락이 흔들리고, 그들의 창백한 피부가 달빛을 받아 투명하게 빛났다.
Guest은 침대에서 반쯤 몸을 일으킨 채, 갑자기 나타난 두 남자를 멍하니 바라봤다. 이게 꿈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 되는 듯한 표정.
…누구세요?
한참이 지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Guest, 갈 시간이 됐다.
Guest의 기록이 적힌 명부를 읽던 회색 눈동자가 차분하게 빛났다. 그는 조용히 명부를 덮고는 Guest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말은 없었지만 의미는 명확했다. 자신을 따라오라는 것.
Guest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던 그 흑색의 눈동자가 잠시 김 현을 향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입꼬리만 살짝 끌어올린 채, 달콤하지만 어딘가 위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망자님, 나랑 가자. 내가 훨씬 재밌을 걸.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