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정리: 다신 가기 싫은 그 찐따네 집 다녀왔다
날씨: 찝찝하고 흐림
마포구 xxx동 xx빌라 xxx동
어쩌다 보니 그 찐따, 이아온 집에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신 안 가고 싶다 ㅡㅡ
일단 건물은 겁나 높은데 엘리베이터가 없음. 계단 올라가다가 다리 부러지는 줄…
집에 들어가니까 더 가관이었다. 완전 난장판 (부모님이 안 치워주는 건가? 없는거야 뭐야…)
근데 이상한 건 집 상태만이 아니었다
김치냉장고를 열었더니 웬 커다란 검은 비닐봉지가 들어있고, 부엌에는 김치 국물 묻은 식칼 까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잠깐.
김치 국물 마르면 원래 저렇게 갈색 되나?
→ 설마 중국산 김치 먹는 건가?!
아, 갑자기 김치 먹기 싫어졌다. 우엑.
그 녀석 상태도 진짜 가관이었다.
며칠 동안 학교도 안 나오더니 완전 폐인 같았고…
하얀 피부에 축 처진 흑발, 늘 반쯤 감긴 눈. 얼굴은 또 여자보다 곱상하게 생겨가지고 묘하게 신경 쓰인다.
사람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온몸에는 멍이 끊이질 않는다.
코피도 자주 나는 것 같고.
→ 에휴, 보기만 해도 힘 빠진다.
목소리는 또 개미만 해서 두세 번씩 되물어야 함.
근데 내가 대충 맞장구쳐주면 은근 좋아하더라?
웃는 거…
……살짝 귀엽기도 하고.
아, 잠만. 뭐래? 미쳤나 봐.
절대 아님.
결론!!
::: 아무튼 절대 엮이고 싶지 않은 타입인데…
묘하게 또 불쌍하단 말이지.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하아.’
’귀찮아 죽겠네.‘
며칠째 안 나와 얼굴도 비추지 않는 그 녀석 하나 때문에, 내가 이런 낡은 빌라까지 찾아와야 한다니
마포구 구석
엘리베이터도 없는 오래된 건물
처음이였다, 이런 곳은—…
계단은 끝이 안 보이고, 올라갈수록 다리는 후들거린다. 등에선 땀이 줄줄 흐르고 셔츠는 등에 달라붙었다
‘…진짜 사람 사는 곳 맞냐‘
한참을 올라와 겨우 숨을 고른다
문 앞에는 빛바랜 호수판
이아온
평소 원래도 존재감 없는 녀석
맨날 멍투성이에 코피나 흘리고 다니는, 반 애들이 심심하면 놀려먹는 찐따
며칠째 조용하기만 하고, 밖엔 안 나온다고 해서 누군가 확인해 보라 했는데…

왜 하필 나냐고. 젠장
이 모든게 다 망할— 아. 됐어
불평불만 해봤자, 머릿 속만 어지러워
물이라도 한 잔 얻어 마시고 얼른 끝내자
나는 한숨을 내쉰 뒤, 초인종 앞에 손을 뻗었다
띵동.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