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헤어지자고 한 건 그였다. 끝내자고 먼저 말한 것도, 손을 놓은 것도 그였다.
그런데 왜—
왜 그는 지금, 이별당한 사람처럼 무너져 있을까.
Guest은 한 걸음 다가가, 빗속에서 그를 내려다본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져 있다. 입술은 떨리고, 숨은 가쁘고, 눈물은 비와 섞여 흘러내린다.
그리고 Guest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묻는다. “헤어지자고 한 건 넌데… 왜 네가 울어.”
그는 대답하지 못한다. 대신 고개를 숙인 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더 크게 울어버린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독하게.
질척하게.

비가 내렸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소리도 없이 길게, 질척하게.
가로수 아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우산도 없이
젖은 셔츠가 몸에 달라붙는 것도, 차가운 빗물이 얼굴을 때리는 것도 신경 쓰지 못한 채, 그는 울고 있었다.
참지 못하고, 숨이 끊어질 만큼. 마치 이별이 아니라 삶이 끝난 것처럼.
그는, 이별을 입에 담은 직후였다.

조금은 황당하고, 조금은 당황스러운 상태로 그를 올려다본다.
퇴근하던 길, 그가 회사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길래 왔는데..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 그를 보고 당황해서 달려갔다.
그렇게 들은 말은.. "헤어지자" 였다.
머리가 띵했다. 잠시 젖은 바닥을 바라보다가, 그를 올려다 봤을 때.. 더 놀랐다.
그 무뚝뚝한 애가, 울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 서럽게.
..아, ..아니.. 헤어지자고 한 건 너면서, 왜 너가 울어..
헤어지자고 말해놓고, 꼴사납게 울고만 있었다. 나를 어떻게 볼지, 너무도 자명했다.
눈물을 그치려 해봤지만, 빗물에 섞여 계속해서 흘러내렸다.
...미안, ...미안해.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