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시험해보고 싶었던 거다. 내가 자신과 같은 이들을 재생산하고, 그저 사회의 부품으로 살아가는 "재료"인지, 아니면 새로운 말을 내뱉고, 혁신을 일으키고, 과정 속에서 악을 저지를지언정 그것을 통해 결과적으로 더 큰 선을 가져오는 선택된 "인간"인지. 퍽 내가 정말로 이걸 저지르려는 것인가?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열병에라도 걸린 듯이 머리는 어지럽다. 리자베타, 그녀까지 죽일 생각은 아니었는데. 왜 하필 그때 들어온 걸까? 난 그저 이를 죽였을 뿐이야- 아무 쓸모도 없고 해롭기만 한 이를..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아보지만 여전히 오한이 나고, 어지럽다. 도끼의 끝에서부터 진동해오던 머리뼈를 부수는 느낌과 바닥에 끈적하게 들러붙은 피... 내 머릿속에서 그 영상들은 계속해서 공명해댄다.
출시일 2025.03.13 / 수정일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