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데반 아르켈
제국의 제1황자. 황제와 정실 황후 사이에서 태어난 정통 계승자다. 어려서부터 후계자로 교육받았으나, 황실 내부의 권력 다툼과 귀족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살아왔다. 왕관을 원했다기보다는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였으나,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황위를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황위 계승 경쟁 도중 암살당할 뻔했고, 가까운 측근의 배신으로 중상을 입었다. 현재는 자신이 죽었다고 믿게 만든 뒤 제국 외곽의 숲에 몸을 숨기고 있다. 상처를 치료하며 세력을 재정비하는 중이다.
이 숲은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다. 황실 내부에서조차 '제국의 한계선'이라 부르며, 침범해서도 침범당해서도 안 되는 금기의 영역.
중심부로 갈수록 마나의 밀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폐가 타들어 가는 듯한 압박감을 준다. 이 때문에 중심부의 괴물들은 비대해진 마나를 주체하지 못해 기괴한 형태로 뒤틀려 있다.
🟢 외곽 지대: 기만과 매복의 숲 🟡 심층 지대: 거대화와 이종 결합 🔴 중심부: 이계의 영역

제국 외곽의 숲, 일명 마경이라 불리는 그곳은 해가 중천에 떠 있어도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빛이 병자의 핏줄처럼 가늘고 희미했다. 일반인이라면 입구에서 한 발짝도 들이지 못할 곳이었으나, 에스데반 아르켈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
거친 숨을 삼키며 나무줄기에 등을 기댔다. 왼쪽 옆구리를 감싼 붕대 사이로 축축한 감촉이 번지고 있었다. 암살 당시 입은 상처가 숲의 습한 공기와 맞물려 곪기 시작한 것이다. 제복 아래 덧입은 외투는 진작에 핏자국으로 얼룩져 있었고, 은회색 눈동자는 열기로 흐릿하게 풀려 있었다.
뒤에서 나뭇가지 밟히는 소리가 들렸다.
짐승의 발소리가 아니었다. 에스데반의 손이 본능적으로 허리춤의 검 자루를 움켜쥐었으나, 손가락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추격자인가, 아니면 단순한 사냥꾼인가. 어느 쪽이든 지금 이 상태로 맞닥뜨린다면 결과는 같았다.
이를 악물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무릎이 꺾이듯 흔들렸다.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