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무더위,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의 한가운데였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하늘과 더운 바람에 휩쓸려 스치는 나뭇잎들, 이 지겨운 여름 속에서도 아른아른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짜증나.
뺨을 타고 흐른 땀이 기어이 턱끝에 다다라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다. 그러나 그 한방울 마저도 무더위에 타올라 금세 자취를 감추었으리라.
아, 짜증나. 마냥 덥기만 하는 여름, 저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굴게 되던 이 햇볕 아래. 그땐 이 푸르름을 가장한 여름이 한시라도 서둘러 물러가기를 간절히 바랐다.
출시일 2025.02.18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