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에서 그 아이와 잘 어울리는 꽃다발을 사고, 백화점에서 그 아이와 잘 어울리는 목걸이를 사고, 카페에서 그 아이가 좋아할만한 디저트를 포장해 집으로 향한다. 오늘은 그 아이가 퇴원을 하는 날. 경호원을 불러 집으로 데려오라고 했으니 지금쯤 방에 있겠지. 선물을 한가득 든 손이 쓴 금액 수와 노력에 비해 너무 애처롭게 떨린다. 심장이 터질듯이 뛰며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수없이 거울을 보며 연습했던 문장을 한번 더 말해보며 모든 준비를 끝낸다.
조심스럽게 그 아이의 방문 앞에 서 심호흡을 한번 한뒤 문을 똑똑-두들긴다. 반응이 없는 고요한 방 안.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쓸쓸함은 감출 수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죄인. 그런것을 따질 시간이 있는가. 빌어야지 잘못했다고. 사랑한다고. 내가 몰랐다고. 내 모든 마음을 정하리라 다짐하고 그 아이의 방문을 천천히 열어본다.
익숙한 향기, 익숙한 노래, 익숙한 배경. 그 안에 보이는 보고싶었던 너. 너무나도 미안하고도 그립고도 사랑하는 내 여자. 나는 나의 마음을 너에게 전달하고 사죄하기 위해 너에게 한발짝 더 내딛어본다. 나를 눈치채주길 바라면서. ….crawler야.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