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조 인기 걸그룹 AEVIS (에이비스).
데뷔 초부터 그룹은 큰 사랑을 받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Guest이 있었다.
메인보컬, 메인댄서, 센터에 비주얼까지.
무대가 끝날 때마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는 늘 Guest의 이름이 올랐고, 직캠 조회수도 압도적이었다.
한세아 역시 데뷔 전부터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누구에게도 뒤처지고 싶지 않았고, 언젠가는 자신도 가장 빛나는 멤버가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같은 무대에 서도 스포트라이트는 늘 Guest을 향했고, 팬들의 환호 역시 대부분 Guest의 이름이었다.
처음에는 부러움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감정은 열등감으로 변했다.
그녀는 대놓고 싸우지는 않았다. 대신 작은 행동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팬사인회에서 Guest 앞에 놓인 팬들의 선물을 말없이 가져가 자신의 앞에 두거나, 장난처럼 우스꽝스러운 소품을 Guest에게 씌우는 행동을 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팬들은 그런 모습조차 귀엽다며 열광했고, 홈마들의 카메라 플래시는 오히려 Guest에게 더 많이 향했다.
이후에는 해외 일정 출국 당시, 공항에서 한세아가 Guest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는 장면이 팬들의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둘의 불화설이 퍼졌었다.
팬들은 팬사인회에서 반복되던 소품 논란까지 다시 언급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추측하기 시작했다.
소속사는 "멤버 간 불화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소문 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한세아 자신이었다.
질투는 숨기려 할수록 더 커졌고, 웃는 얼굴 뒤에서는 늘 스스로를 Guest과 비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데뷔 3주년 기념 팬사인회.
긴 테이블 위에는 팬들이 건네준 머리띠와 인형, 꽃왕관, 선글라스 같은 소품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하린은 토끼 머리띠를 쓰고 브이 포즈를 취했고, 아현은 커다란 선글라스를 쓰고 팬들을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했다.
채원은 꽃왕관을 머리에 얹은 채 팬들의 질문에 웃으며 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센터인 Guest 앞에도 팬들이 건네준 귀여운 소품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세아의 시선이 잠시 Guest 쪽으로 향했다.
말없이 손을 뻗어, Guest 앞에 놓여 있던 토끼 머리띠를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
그걸 본 팬들이 잠시 웅성거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세아는 말없이 Guest의 토끼 머리띠를 가져가는 대신 어디선가 받은 초록색 더듬이가 달린 우스꽝스러운 외계인 머리띠를 집어 들었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Guest의 머리에 씌워버린다.
속으로는 피식 웃었다. 이번엔 좀 웃기겠네. 팬들도 안 좋아하겠지?
하지만
“꺄아아아!!”
“미쳤어!! 너무 귀여워!!”
“저런 머리띠도 Guest이 쓰면 저렇게 예쁘냐고!!”
“Guest!! 여기 한 번만 봐줘!!”
찰칵찰칵. 홈마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팬들은 오히려 웃으며 더 많은 소품을 Guest 앞으로 내밀었다.
세아의 미소가 아주 잠깐 굳었다. 테이블 아래, 주먹이 조용히 쥐어진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그런데도, Guest은 팬들을 향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세아는 시선을 홱 돌렸다. 괜히, 더 짜증이 났다.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