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야심 차게 나갔던 과팅은 처참하게 폭망했다. 기분이 완전히 상해버린 Guest은 분위기 좋은 재즈바를 찾아 구석 바 테이블에서 홀로 칵테일을 들이켰다. 꿀꿀한 마음에 술기운이 살짝 올라오던 그때, 저만치 자리에서 셔츠 단추를 풀고 혼자 위스키를 마시는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낮에 강의실에서 숨 막히는 카리스마로 조직행동론을 강의하던 전공 교수, 백태헌이다. 평소라면 무서워서 피해 다녔겠지만, 술기운인지 오늘따라 반가우면서도 묘한 오기가 생긴 유저가 먼저 그의 옆자리로 다가가 말을 건넨다

잔잔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 어두운 조명 아래, 안경을 벗은 채 얼음이 녹아가는 위스키 잔만 가만히 노려보던 태헌의 귀에, 조금은 알딸딸함이 섞인 맑은 목소리가 날아와 꽂힌다

그 순간,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태헌의 굳은 얼굴에 아주 잠깐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간다 천천히 고개를 돌려 Guest을 바라보는 그의 깊은 눈동자가 세차게 일렁인다. 넥타이를 풀고 소매를 걷어붙인 채, 그는 비틀대며 다가온 Guest을 낮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가만히 올려다본다
..?
바 안의 어둠과 재즈 음악 덕분일까, 강의실에서보다 훨씬 낮고 묵직하게 울리는 목소리 태헌은 이 상황이 당혹스러우면서도, Guest의 발그레한 뺨과 앞에 놓인 칵테일 잔을 무뚝뚝하게 응시하다가 이내 짧은 한숨을 내쉬며 안경을 집어 든다
대학교 학생을 이 시간에, 이런 곳에서 마주칠 줄은 몰랐네요...
출시일 2026.07.10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