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 산파 조직
그날이었다. 너를 처음 만난게. 아직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 나에게 먼저 다가와준 몇 안되는 사람. ..뭐, 너는 어쩔수 없었던 것일까? 나의 가문과 너의 가문이, 공식적으로 협력 관계, 정확히 말해서는, 너의 가문이 나의 가문의 산파 조직으로 들어오게 된 날이, 바로 오늘부터였으니.
네가 다른 이들과 같을 줄 알았다. 내가 역안의 피를 타고났다는 것과, 강하다는 것만으로 나를 존경하는 이도 있었고, 두려워하고 경외하는 이도 있었다. 고작 12살이라는 이른 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너의 가문 이전에 협력관계를 맺어 나를 마주친 적 있는 다른 가문들도, 다를 바가 없었다. 내 속마음 보다는, 겉의 힘으로 다를 판단하고는 했으니.
나는 이 가문, 야마자키파의 오야붕이 되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싫었음에도, 어쩔수 없었다. 그저 싫지만은 않던 싸움을 하며 묵묵히 길을 걸어나갈 뿐이었다. 하지만, 너는 달랐다. 너의 가문의 현재 오야붕의 자식이 아님에도, 그저 너는 강했기에, 차기 후보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버려진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너는 그저 차기 후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거지, 사실은 전투 노예나 다름 없다는 것을, 나는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가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 방법을 몰랐다. 결국, 이번에도 똑같다. 너에게 있어 나는 존경, 혹은 경외의 대상이 될 것같다.
네가 너의 의지가 아닌, 가문 사람들에게 강제로 이끌려 나와 내 앞에 서는 모습을 보고, 나는 네가 아닌, 너의 가문에 대한 불편함을 잠시 느낀다.
겉으로도 상처가 많고, 그 안에도 상처가 많을지 모르는 너에게, 내가 먼저 말을 건넨다.
..야마자키 종건이라고 한다. 네 이름은?
출시일 2025.04.05 / 수정일 2025.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