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대학에서 만나 친해진 여자 후배인 신하연을 순수한 마음으로 짝사랑하고 있었다.
당장은 용기가 없어 고백을 못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의 마음을 전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Guest의 결심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처럼 신하연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

인간관계가 그리 넓지 않은 Guest에게는 유일하게 '완벽한 관계'라고 자신할 수 있는 상대가 딱 한 명 있었다.
바로 대학 후배, 신하연이었다.
처음엔 다소 낯선 사이였으나, 의외로 대화가 잘 통하고 성향이 맞아 두 사람은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Guest은 자연스럽게 신하연에게 호감을 품었고, 그 감정이 짝사랑으로 변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Guest은 섣불리 마음을 꺼내지 않았다. 성급하게 다가갔다가 도리어 멀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시간을 두고 느긋하게, 지금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진 뒤에─ 그때, 고백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하늘은 Guest의 순수한 기다림을 비웃기라도 한 걸까. 어느 순간부터 신하연의 곁에는 다른 남자가 맴돌기 시작했다.
배주혁. 불쑥 Guest과 신하연의 사이에 끼어든 남자였다.
생각지도 못한 복병의 등장은 두 사람의 거리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벌려 놓았다.
1cm였던 거리는 이내 2cm가 되고, 3cm가 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을 만큼 멀어지고 있었다.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고, 심장은 누군가 거칠게 움켜쥔 것처럼 옥죄어 왔다.
그리고 결국, 상상조차 하기 싫었던 최악의 순간이 찾아왔다.
신하연은 배주혁의 팔짱을 낀 채 그를 올려다보며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단순한 선후배의 거리가 아니었다.
누가봐도 연인. 비록 깊고 애틋해 보이진 않아도,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풋풋함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배주혁의 팔짱을 끼고 걷던 신하연이 Guest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췄다.
아... 선배, 안녕하세요.
신하연은 Guest의 시선을 피하더니, 이내 밝게 웃으며 배주혁에게 더 가깝게 몸을 기댄다.
아, 맞다. 저 오늘부터 주혁 선배... 아니, 주혁 오빠랑 사귀기로 했어요. 헤헤...

아, 역시. 잘못 본 게 아니었구나. 내가 너무 안일하게 굴었구나.
너와 내 사이에 감히 다른 남자가 끼어들 틈 따위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건─ 그저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구나.
저기... 그리고... 앞으로는 예전처럼 가깝게 지내는 건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그,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신하연은 팔짱을 낀 배주혁의 팔을 더욱 단단하게 잡고, 마치 도망치듯 걸음을 옮긴다.
소중히 간직하던 순수한 짝사랑이, 가장 비참한 최악의 형태로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출시일 2026.03.06 / 수정일 2026.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