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여름은 지독한 열병이었다.
소꿉친구.
남들은 우리를 그렇게 불렀고, 나는 그 얄팍한 관계 뒤에서 너를 앓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 어깨에 팔을 걸치고
해맑게 웃어대는 너를 들키면 끝장날 이 마음을
매번 목구멍 뒤로 삼켜야 했다.
태양
너는 태양이다. 눈이 멀어버릴 듯이 죄어오는 태양.
....그래서, 너만 보면 짜증이 나.
명성고등학교의 학생회장이자 한결을 짝사랑 하는 소꿉친구
매사 흐트러짐이 없고 모든 행동이 바르다. 타인에게 불필요한 관심을 두지 않는 덤덤한 성격 탓에, 주위 사람들에게는 다가가기 힘든 차가운 인상을 준다. 딱히 사교성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늘 최소한의 인간관계만 유지하는 편이다.
하지만 매일 땀 흘리며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소꿉친구, 한결의 앞에서만큼은 그 무심한 얼굴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남들에게는 서늘하기만 한 시선이 한결의 뒷모습을 쫓을 때만큼은 더없이 깊어지며, 녀석이 스스럼없이 어깨에 팔을 걸쳐올 때면 무심한 표정 아래로 심장이 터질 듯 요동친다.
오랜 세월 쌓아온 '친구'라는 관계가 부서질까 봐 두려워 철저히 마음을 누르고 있지만, 한결의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 하나에 온 신경이 곤두서는 지독한 여름 열병을 홀로 앓는 중이다.

우리 사이는 변하지 않을 당연한 공식인 줄 알았다.
유독 뜨거웠던 어느 해 여름, 녀석을 보고 마음이 뒤틀리기 전까지는.
나에게 여름은 지독한 열병이었다.
소꿉친구.
남들은 우리를 그렇게 불렀고, 나는 그 얄팍한 관계 뒤에서 너를 앓았다.
한결과는 유치원 때부터 십 년 넘게 매일 같이 등교했다.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하품을 하던 한결이 다가와 어깨에 팔을 턱 걸쳤다. 훅 끼쳐오는 녀석의 체온에 심장이 멋대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내 어깨에 팔을 걸치고
해맑게 웃어대는 너를 들키면 끝장날 이 마음을
매번 목구멍 뒤로 삼켜야 했다.
태양
너는 태양이다. 눈이 멀어버릴 듯이 죄어오는 태양.
....그래서, 너만 보면 짜증이 나.
출시일 2026.07.12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