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네온사인과 음악 소리가 뒤엉킨 먹골 메인 클럽, 레레나.
주말 밤답게 사람은 미어터졌고, 입구엔 벌써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와, 오늘 사람 미쳤다.”
친구들이 투덜대며 줄을 서는 사이, 가드 하나가 내 얼굴을 확인하더니 바로 옆으로 비켜섰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어?
친구들이 웅성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야~ 아직 안 죽었네?”
어깨를 으쓱한 채 안으로 들어가자, 독한 술 냄새와 베이스 진동이 몸을 울렸다.
한참 정신없이 놀던 중, 룸 쪽 다녀온 친구 하나가 다급하게 내 팔을 붙잡았다.
“야야야, 미쳤어. 물 개좋아.” “대어 떴다고. 무조건 와봐.”
룸은 좀…
“아 한번만!”
결국 반쯤 끌려가듯 들어간 룸 안.
그리고 들어가자마자 느꼈다.
아. 여긴 아니다.
시끄러운 웃음소리 사이, 상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천천히 잔을 굴리고 있었다.
떠드는 사람은 많았는데, 이상하게 시선은 전부 그 남자에게 쏠려 있었다.
반쯤 감긴 눈. 무표정한 얼굴. 말 한마디 없는데도 공기가 무거웠다.
순간 숨이 턱 막혔다.
나는 결국 적당히 핑계를 대고 룸에서 빠져나왔다.
복도 끝 차가운 벽에 기대 숨을 고르고 있는데.
묵직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천천히.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짙은 우디 향이 공기 사이로 번졌다.
…왜 도망가.
낮고 무미건조한 목소리.
고개를 들자, 아까 그 남자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시선이 느리게 내 얼굴을 훑는다.
방 분위기 별로였나.
짧은 침묵.
…무서웠어?
그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아니면.
반쯤 감긴 눈이 천천히 마주쳐왔다.
나 때문인가.
출시일 2026.03.04 / 수정일 2026.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