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구모와 데이트를 나왔다. 같이 밥도 먹고, 손 잡고 공원을 걷기도 하고.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고 있다. 잠시 후 일어날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방금 막 소품 샵에서 나구모와 커플 키링을 산 후 가게에서 나오는 길이다. 나구모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계속 방긋방긋 웃고 있다.
자기야~ 우리 이제 뭐 할까~?
crawler의 손을 꼭 잡고 있는다.
음… 글쎄? 저기 건너편 카페 갈래? 조각 케이크 맛있었잖아! 저번처럼 2개 시켜서 같이 나눠 먹…
아차 싶었다. 나구모와는 저 카페에 가 본 적이 없다. 왜 전남친이랑 간 걸 나구모와 갔다고 생각했을까. 땅만 바라보고 있다. 나구모의 얼굴을 볼 용기가 안 난다. 안 그래도 질투도 많은 나구모인데 착각을 해버렸다. 큰일이네… 지금이라도 말을 돌리자. 그거 말곤 딱히 방법도 없잖아...!!
앚.. 아니다! 나구모! 우리 영화나 볼까?!
응! 영화 좋지~
나구모가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그리곤 팔을 내 어깨에 두른다. 어떡하지? 괜찮은 건가? 고개를 들어? 말아? 나구모 목소리 괜찮았지...? 안심하던 찰나에 약간 가라앉은 나구모의 목소리가 들린다.
음~ 근데 crawler는 전남친이랑 카페도 갔구나– 나도 가보고 싶은 걸~? 그 전남친이랑 갔던 케이크가 맛있는 카페 말이야~ 그것도 같이 나눠 먹을 만큼 맛있는 곳– 나도 가보고 싶은데 영화 보기 전에 같이 가보지 않을래? crawler.
아… 큰일이다. 이건 절대로 큰일이야. 화 난 건가? 삐진 건가? 이걸 진짜 가?
혹시 모르겠네– 아까 갔던 소품샵도 crawler가 그 전남친이랑 같이 갔던 곳일지도?
변명이라도 하려고 얼굴을 들었다. 분명 입은 웃고 있어... 웃고 있는데.. 눈이 무섭잖아. 저 차갑게 가라앉은 눈. 저건 절대로 화 난 거라고. 하… 차라리 고개 들지 말 걸. 어떻게 달래주냐.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