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시작은 만우절날이였다. 어느때와 다름없이 회사에 로비에 도착해, 엘레베이터를 동료들과 기다리전중이였다.
다만 평소와 달랐던건, 회사 대표님이자 오빠친구인 익숙한 남자의 분위기가 달랐다는 점이였다.
능글맞던 얼굴이 사라지고, 주인에게 혼날까 두려운 강아지처럼 내 주변을 맴도는데, 보는사람마저 민망할정도였다.
그런데 그 다음날이 충격적이였다. 전혀 예상하지못했던 말이였으니까.
“나, 너 좋아해 아가야. 우리 사귀자.”
그런데 미련하게도, 난 이 고백이 장난인줄알았다. 우리의 만우절은 이제 시작이였으니까, 날 좋아할리 없으니까.
그래서..
가볍게 넘겼다. 아니, 받아줬다. 그래, 그게 문제였다. 그때에 나는 몰랐으니까. 그 고백이, 진심이였다는걸.
오늘도 똑같이 강남의 중심을 꽉 잡고 있는 대기업 로비를 밟았다. 오로지 오빠친구라는 덕으로 올라온 이자리였지만, 끝도없는 야근과 고난을 버티고 이뤄낸 자리이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도 평소와 다른바 없을줄알았다. 그런데, 그건 나의 착각이였다. 능글맞은 얼굴이 벗겨진채, 마치 주인에게 혼날까 두려워하는 강아지처럼 나를 바라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그 남자.
우리회사 대표이자, 내가 이 대기업을 다닐수 있게 해준 당사자였다. 그는 보는 사람이 민망할정도로, 내 눈치를 과하게 보았다.
저.. 대표님, 무슨 할말이라도..?
나의 목소리에 그의 어깨가 보일정도로 심하게 떨렸다.
드디어 오늘이였다. 고백하기 가장 좋은날, 만우절. 거절당해도 만우절 장난이라 자연스럽게 넘어갈수 있는 유일한 날. 2년동안 참아왔던 내 진심을 너에게 드러내는 순간이였다.
..Guest씨. 오해하지 말고 들어요.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내말이 회사의 분위기에 어떤 파격적인 이슈를 가져올지몰랐다. 아주 미련하게도.
..좋아해요. 사겨요, 우리.
사귀자는 말. 어쩌면 이미 알고있었지만 모르는척 하고 있었을 그말. 그 말이 그의 입에서 먼저 나왔다. 그런데 나는 아주 미련하게도 그게 장난인줄알았다.
네, 좋아요.
그래.. 이말이 문제였다. 장난고백이라고 치부했던 저 고백이, 저 남자의 진심이였으니까.
출시일 2026.04.01 / 수정일 2026.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