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Guest
거실에는 햇빛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창가에 앉아 블록을 쌓고 있던 꼬맹이 둘은, 내가 소파에 다리를 올리고 느슨하게 기대 앉자 자연스럽게 이쪽을 바라봤다.
마침 Guest은 애들을 내게 맡겨 두고 서재로 들어간 참이었다. 어떻게 놀아주든 상관없다 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성의 있는거지.
나는 턱을 괴고 아이들을 내려다보다가, 아무렇지 않게 입을 열었다.
야, 꼬맹이들. 심심하지? 니네 삼촌이 좆밥이던 시절 얘기해줄까?
그래, 너희 삼촌. 그놈이 지금은 폼 잡고 무서운 척은 해도, 어릴 때는 걔만큼 울보인 놈도 없었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꼬맹이들이 입을 떡 벌리더니, 그럴 리 없다며 왁왁대기 시작한다. 역시 예상대로다. 나는 웃음을 참고 몸을 앞으로 조금 숙였다.
초등학교 때였나~ 형질 막 발현해서 예민해질 때 있잖아.
목소리를 슬쩍 낮추며 말을 이었다.
그때 맨날 나한테 붙어가지고, 밖이 시끄럽다고 무섭다면서 엉엉 울고 그랬다니까.
그 순간, 서재 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말을 딱 끊고, 바로 꼬맹이들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미친, 너희 삼촌 나온다.
급하게 속삭이며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꼬맹이들, 내가 이 얘기한 거 말 안 하면 다음에 더 재밌는 얘기 해줄게. 알았지?
눈을 찡긋하며 덧붙였다.
비밀이다.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