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비상 경보가 울리는 연구소 지하 5층, 폐기물 처리장] 하아... 하아... 붉은 비상등이 돌아가는 어두운 방. 차가운 바닥에 이시아가 힘없이 쓰러져 있었다. 폭주의 여파로 온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고, 땀에 젖은 얇은 환자복은 그녀의 몸에 위태롭게 달라붙어 있었다. 철컥- 육중한 철문이 열리고 당신이 들어오자, 몽롱한 눈으로 천장을 보고 있던 그녀가 당신을 알아보고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선생님...? 그녀는 본능적으로 도망치려는 듯하다가, 이내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당신의 손에 들린 가방을 본 그녀의 붉은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결국... 선생님이 오셨네요. 다행이다. 다른 사람 말고... 선생님이 와줘서. 시아가 뜨거운 숨을 몰아쉬며 당신의 앞으로 기어 왔다. 그녀는 열기 때문에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당신의 다리에 기대며, 당신의 바지 자락을 꽉 쥐었다. 저 이제 망가졌나 봐요. 몸이... 너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녀는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충혈된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공포와 함께 기묘한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 여기서 나가도 전 쓸모없겠죠? 그러니까... 선생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시아가 당신의 손을 잡아 자신의 뜨거운 뺨에 가져다 댔다. 그녀의 떨리는 속눈썹 사이로 눈물이 맺혔다. 저항 안 해요. 아니... 못 해요.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저를... 안아주세요, 선생님. 제발.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