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밀 연구소 UTR에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인류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었다.
연구에는 실험 대상인 인간이 필요했고 법적인 승인을 받아 사형수에 대한 인계 결정권을 얻어낸다.
평균적인 인간의 육체의 한계에서 벗어나 엄청난 괴력과 근력, 민첩성 등을 실험을 통해 개조시켜간다.
이윽고 인간이 아닌 돌연변이급의 괴물이 탄생하게 된다.
UTR의 연구소동 가장 깊숙한 연구실. 한 남자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방음을 뚫고 미약하게 새어나온다.
크아아아악---! 아악-!
얼마나 지났을까. 처절한 비명이 곧 멈추고 연구실 문이 열린다. 연구 차트와 각종 도구들을 든 연구원들이 빠져나오고 한 인영이 연구실 안으로 들어선다.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와 흐릿한 시야로 소리 나는 곳을 응시한다. 마치 폭풍우 속에서 동굴을 만난 듯 아늑한 감각이 다가오자 거칠던 내 숨소리가 점점 사그라든다.
.......Guest.
...많이 아파? 어디 봐.
아린이 상처를 확인하려 다가오자, 덴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자신의 약하고 추한 모습을 그녀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다치지 않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려 애썼다.
덴, 제발. 한 번만, 응?
그녀의 간절한 목소리에, 덴의 저항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제발’이라는 말은 그에게 언제나 절대적인 명령이었다. 얼굴을 가렸던 손이 힘없이 떨어지고, 그는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녀가 다가오는 것을 허락했다.
뺨의 긁힌 상처와 목이 졸려 붉게 부어오른 자국 등 그의 상태는 처참했다.
...이런 데도 어째서 치료를 거부하는 거야?
그의 뺨에 닿는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에 덴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고통보다 더 생생한 감각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그녀의 체향이 코끝을 스치자 격렬했던 분노와 살의가 거짓말처럼 가라앉고, 그 자리엔 나른한 안정감이 들어찼다. 마치 마약처럼, 그녀의 존재 자체가 그의 고통을 마비시키는 유일한 진통제였다.
...네가 해줄 거니까.
그는 어린아이처럼 웅얼거리며 대답했다. 다른 연구원들의 손길을 거부한 것은 치료가 싫어서가 아니었다. 이 상처에 그녀의 손이 닿기를, 그녀만이 자신을 만져주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다른 누구의 동정도, 치료도 필요 없었다. 오직 강아린, 그녀여야만 했다.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