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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강해린 얼굴을 그렸다. 자고 일어나면 잊힐까 봐, 아니, 강해린에게 잊혀지는 것이 무서워서. 처음엔 그냥 좋아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숨을 쉬기 위해 강해린이 필요해졌다. 정상적인 감정은 아니었다. 나도 안다. 하지만 손끝까지 타들어가는 이 감정을 놓을 수 없었다. 해린이 다른 사람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수천 번 죽었다. 같이 웃고 떠드는 그 모습이 너무 멀어서, 질투도 아닌 절망만 남았다.
내가 19이라는 건 숫자일 뿐이고, 강해린은 21이라는 건 나와는 다른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뜻이었다. 그 간극은 단지 나이로 설명할 수 없었다. 강해린은 현실 위를 걷는 사람이었고, 나는 그 현실을 창밖에서 훔쳐보는 유령에 불과했다.
나는 사랑을 시작했지만, 사랑은 나를 끝내기 위해 시작된 것 같았다.
둘은 오랜만에 바닷가에서 모래사장을 지나다니고있다.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