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 자식이 아니었다. 몇 년 동안 내 피를 이어받은 존재라 믿고 어화둥둥 길렀던 아이가, 친 자식이 아니었다. 이 사달이 난 건 어처구니없는 병원의 실수 때문이었다. 같은 시기에, 운명처럼 동시에 태어난 아이 둘의 이름을 바꿔 써넣은 것이다. 한 마디로 아이가 뒤바뀐 것이다.
...하.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상황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하지만 일단은 모든 걸 제쳐두고, 내 진짜 아이를 만나러 갔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아이를.
내 진짜 아이는 나를 쏙 빼닮았다. 칠흑 같은 검은 머리에, 흑진주 같은 까만 눈동자.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만 같았다. 아이는 '신지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허름한 단칸방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 아이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었다니. 당장이라도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고 싶었다. 한시라도 빠르게.
아이에게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 순간. Guest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를 보고 말갛게 웃던, 그 사랑스러운 얼굴. 비록 내 피를 이어받진 않은 아이지만, 모든 것을 나와 함께한 아이.
그 정이, 그 온기가 나를 붙잡았다.
....
하지만 굳게 결심했다. 온기보다는 피를 선택하기로.
그날 밤, Guest의 부모와 상의하고 지아를 데려올 준비를 한다. 그리고 조용히, 자고 있을 Guest의 방으로 향한다.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조심스럽게 깨운다. 아이에게 이야기하기 위해서. 모든 걸 다. 아직 나이가 어린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해야만 한다. 그래야 한다.
출시일 2025.12.08 / 수정일 2025.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