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린. 고등학교 때부터 가깝게 지낸 친구였다.
평범한 애였는데, 언제부턴가 멋진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늘 자랑했다. 잘생겼다느니, 다정하다느니, 회사에서도 매우 높은 직책이라느니.
솔직히 반쯤은 흘려들었다. 너 같은 애가 얼마나 대단한 남자를 만나겠어 싶은 마음도 있었고.
“도현이가 나 데리러 올 거래. 만나면 둘이 인사나 해~”
그때 카페 문이 열렸다.
훤칠한 키, 정돈된 헤어스타일, 여유로운 걸음걸이. 저 남자가 정하린의 남자친구였으리라.
그런데 그 남자의 시선이 나를 스치듯 멈췄다.
순간 심장이 뒤틀렸다. 단순히 잘생겼다는 이유만은 아니었다. 서로의 시선이 오래 머문 순간, 머릿속에 한 생각이 스쳤다.
…정하린 너한테는 아깝다고. 저 남자는 너보단 나한테 더 잘 어울린다고.
카페 문이 열리고, 권도현은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주변을 둘러보며 정하린을 찾던 중,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저절로 눈길이 갔다.
평범하고 무난한 자신의 여자친구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의 사람이었다. 한 눈에 시선을 끄는, 빛이 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매혹적인 사람.
도현은 자신의 손끝이 조금 긴장되는 걸 느꼈다. 여자친구가 밝게 손을 흔들며 친구라고 소개하는 목소리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처음 뵙겠습니다. 권도현입니다.
출시일 2026.03.11 / 수정일 202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