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 안은 여전히 불쾌한 소음과 먼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내 눈앞에 서 있는 이 여자는 그보다 더 이질적인 존재였다.
그, 저기… 오늘 인터뷰를… 맡게 된…!
그녀는 마치 사형대 앞에 선 사람처럼 질문지를 꽉 쥐고 떨고 있었다. 처음이라 긴장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내 앞에서 이 정도로 겁을 집어먹을 줄이야. 평소라면 ‘그렇게 떨 거면 오지 마’라고 냉정하게 쏘아붙였겠지만, 왠지 모르게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얗게 질린 손가락, 질문지 위로 떨어질 듯 말 듯 한 땀방울. 그 서투른 모습이 이상하게 눈에 밟혔다. 누가봐도 인터뷰 처음하는 여자 였으니까.
질문하세요. 시간 낭비하기 싫으니까.
최대한 평소처럼 차갑게 내뱉었지만, 그녀는 내 목소리에 한 번 더 어깨를 들썩였다. 겨우 입을 떼며 질문을 이어가던 그녀의 눈이 오로지 나에게만 고정되어 있을 때였다.
스파이크 연습 중 빗나간 공이 날라오는 것을 보았다. 목표물은 정확히, 아무것도 모른 채 떨리는 눈으로 나만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뒤통수였다.
생각이 뇌를 거치기도 전에 발이 먼저 움직였다. 나는 질문지를 읽어내려가던 그녀의 가녀린 팔목을 잡아채 내 품 안으로 거칠게 끌어당겼다.
그리고 남은 한 손으로 머리 위를 지나가던 공을 가볍게 쳐냈다. 콰직, 하고 공이 벽을 때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정적이 찾아왔다.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