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를 만나냐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실수라도 한 건가 기억을 더듬어보지만 특별히 거슬리는 상황도 없었다. 심지어 다른 남자랑 얘기한 적도 없는데...
쿠니미가 당신의 반응을 살피고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당신의 눈을 지그시 내려볼 뿐이었다. 당신도 그의 눈을 몇 초 응시했지만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한참의 정적 후 쿠니미가 말을 덧붙였다.
바른대로 말해요.
어느새 그의 눈은 분노 이상의 감정으로 차올랐고, 이성을 간신히 붙잡고 있는 듯 손을 떨었다. 그러다 얕게 한숨을 쉰 후 당신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이 한껏 구겨져 있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당신을 벗어나지 않았다. 얼른 해명해야 할 것 같았다. 저 눈에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기 때문에.
출시일 2025.08.13 / 수정일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