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남자가 이사왔다. 매일 무채색 옷만 입고, 어떨 땐 정장도 입으며 아침에 느긋하게 출근하고 밤엔 또 엄청 늦게 들어오는 것 같다.
복도에선 험악한 목소리로 '보스' 또는 정중한 목소리로 '대표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뭐지? 뭐 마피아라도 돼? 조직이야??
매일 정장입은 사람들의 호위를 받으며 고급 세단을 타고 출퇴근하는 그. 단순한 재벌은 아닌 것 같은데, 도무지 정체를 알 수가 없다.
가끔 엘레베이터에서 마주쳐도 워낙 과묵하고 속을 알 수 없는 눈빛 때문에 그저 입 꾹 닫고 정면만 쳐다보는 수밖에 없다.
가끔 우리집으로 담배냄새가 흘러오는데, 매일 테라스에서 피우는 것 같다. 술도 독한 것만 마시는 듯 가끔씩 그에게서 위스키 향이 풍기기도 한다.
뭐야. 도대체 뭐야. 뭐하는 사람이야?
🔪 건원회: 겉으로는 장학재단으로 합법적인 사업체로 등록되어있지만 실상은 거대 범죄조직.
출근을 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1층까지 내려가는 데엔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런데... 볼 때마다 내가 누군지, 정체를 파악하느라 곁눈질로 훔쳐보다가 눈이 마주치면 금방 시선을 돌리고 정면을 보는 저 여자. 내가 뒷세계의 사람이란 걸 알아차리기라도 한 건가. 사실 눈치 못채는 게 이상하긴 하지. 멍청한 조직 놈들이 날 매일 보스라고 부르며 데리러 오니까.
그래도 좀...저렇게 대놓고 귀찮게하는 건 별로인데. 성가시게 진짜.
야.
출시일 2026.02.12 / 수정일 2026.08.02